교육에 대하여

교육 목적에 대하여 생각하기

biumbium 2018. 6. 4. 12:18



교육 목적에 대하여 생각하기

 

 

I

 

수많은 학습법이 널려 있는 이 신세계에서는 아이고 어른이고 편한 시간에 배우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전화로 신청하게 될 것이다. 만약 샐리가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는, 수학방정식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. 그녀는 가정교육방송에 채널을 맞추고, 마치 비디오게임과 같은 양방향(interactive) 미디어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수학문제들을 풀 수 있을 것이다. 조니는 일본 근대사를 공부하기로 결심하고는 가정교육방송으로 전화해 그 방면의 전문가나 선생님과 연결된다. 이들은 멋진 사진과 도표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, 역사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설명을 곁들여 조니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고무시킬 것이다.”

 

위에 소개한 글은 래비치가 전자기술의 발달로 변하게 될 장면을 기술한 것이다.

 

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공부하고 싶을 때 전자기기에 접속하여, 그것도 매우 흥미진진하게 공부할 수 있다니! 아침에 더 자고 싶은데도 억지로 일어나서 학교에 가고, 교실에 앉아 지루해하면서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니!

 

II

 

포스트먼은 래비치의 시나리오를 인용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전개한다.

 

나에게는 이 같은 예견이 전형적인 비현실적 견해로 보인다. 샐리가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, 방정식 공부를 해보려고 결심한다? 샐리는 도대체 어디서 왔는가, 화성에서? 그렇지 않고서야 샐리가 재미있는 영화를 보지 않고 방정식 공부를 할 리가 있겠는가? 조니가 일본근대사를 공부해보겠다고 결심한다? 어떻게 그 아이가 문득 그런 결정을 하게 되었을까? 여태껏 도서관 한 번 가보지 않은 아이가? 아니면 조니 역시 불면증으로 시달리다 그런 자신을 달래려고 선택한 것이 일본근대사란 말인가?”

 

레비치가 여기서 말하고 있는 것은 신기술이 아니라, 새로운 유형의 아이, 즉 지금까지는 거의 보여진 적이 없는 그런 아이를 말하고 있다.”

 

물론 솟구치는 학구열로 잠도 잊고 공부를 하는 청소년들도 있을 것이다. 그러나 포스트먼의 지적에 동의하는 부모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데에 나는 한 표 던지고 싶다.

 

III

 

시간에 쫓기는 생활로 늘 잠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왜 밤에 잠을 못 이루지 못하는가?

밤에도 공부할 수 있게 해 준 전자기술의 발달이 그 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. 전자기술의 발달은 편리함만 주는 것이 아니다. 두려움과 걱정도 함께 늘어난다. 전자매체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쏟아내는 정보들에 대한 생각은 청소년들을 밤에도 쉴 수 없게 만드는 짐일 테니까 말이다.

 

IV

 

청소년들의 잠을 방해하는 또 다른 이유는? 성적, 진로, 인간관계, 가정불화, 가정의 좋지 못한 경제적 상황 등등, 수없이 많을 것이다.

 

교육은 청소년들의 이러한 고민들을 교육적 문제로 충분히 다루고 있는가? 교육은 청소년들의 이러한 고민들에 대하여 더 많이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?

 

교육에서 목적이 사라진다면 그것은 교육의 종말이라는 포스트먼의 지적을 우리는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.

 

내 손님들,

오늘 좋은 하루 되세요~

 

참고문헌

1) 이 글에서 래비치의 글은 다음의 책에서 일부 인용하였습니다.

The Economist(1994). 21세기 미래예측. 복거일 감수. 넥서스. 113~122.

2) 이 글에서 포스트먼의 글은 다음의 책에서 일부 인용하였습니다.

닐 포스트먼(1999). 교육의 종말. 차동춘 옮김. 문예출판사.